'너도 엄마가 돼보면, 부모가 돼보면 알 거다'라는 말을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지 여쭙고 싶다.

어렴풋이 알 것 같을 수도 있겠지만 막상 역할을 맡기 전까지 온전히 그 역을 이해하리란 쉽지 않기에 하는 말일 테다.



나는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기는데 여러분은 어떠한가? 

"청소년기는 앞서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 이미 겪어 본 시기인데 왜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들을 궁금해하는가"

그렇다

사람마다 편차는 존재하겠지만 각 세대는 자신들의 질풍노도를 지나쳐왔음에도 다음 세대의 질풍노도를 신기해하고, 그것은 거듭된 번식(?)에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한때 내가 그랬던 것이 떠오르지 않거나, 본인은 그런 질풍노도를 못 느끼고 자랐다면

오늘 나와 그들의 맥락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봄을 권해드리고 싶다.



(근래에 "심리" 라는 글자가 지난날보다 과학적으로 와닿고 있어 많은 사람이 이해하고 있겠지만 나는 성격상 구구절절 뜻풀이를 해보겠다)



'정서'란, 어떤 자극에 의해 개인의 내부에 동요가 발생한 상태이며, 의식적으로는 강한 감정이 중심이 되고 신체적으로는 내장 기관 및 생활기능의 변화와 운동적 표현이 수반된다.



정서(emotion): 선행사건, 선행대상이 비교적 뚜렷하며 단기간 지속되고 생리적/신체적 변화가 수반됨

감정(feeling): 정서의 성분 중 주관적으로 의식되는 느낌이며 슬픔 분노 기쁨 혐오 등이 있음

기분(mood): 선행사건이 뚜렷하지 않고 비교적 장기간 지속됨



정서는 날 때부터 전부 느낄 줄 아는 것이 아니다. 자라나며 기간마다 발달하는 정서가 있는데, 나열해보자면 이러하다.



신생아: 흥분과 긴장

3개월: 흥분 > 쾌/불쾌로 가려서 느낌

6개월: 불쾌 > 혐오, 분노, 공포로 세분화 할 줄 알게 됨

10~12개월: 쾌 > 애정, 기쁨

5살 정도: 수치심, 걱정, 실망, 불만, 적의 등 성인의 거의 모든 정서가 발달함. 정서 통제도 어느 정도 가능함

ㅡㅡ아동기 이후의 정서발달은 정서에 대한 통제력의 증대가 관건 ㅡㅡ

대망의 청소년: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정서, 감정의 기복이 심함, 충동적, 수줍음, 민감, 열중 등

                        학교 학습이나 사회적응, 인간관계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정서가 발달하고 이것들은 삶의 질을 좌우함

 

그러니까 이 말은, 성격이 괴팍하거나 남들보다 유별나거나 싸가지가 없는 싹수가 없는 등의 성격문제 보다는  그들은 얼핏 성체에 가까워 보이지만 아직 몸도 정신도 발달 중인 미성숙 개체인 것이다.


정서는 발달도 중요하지만 통제도 중요하다. 통제하지 못한다면 합리적인 판단과 적응에 방해를 받고 사회규범과 충돌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는 정서가 왕성히 발달하고 있으며 또한 동시에 조절을 터득해가는 시기라 무척이나 변화무쌍하다.

강렬, 일관성 결여, 불안정, 기쁨, 슬픔, 노여움 등에 민감하고 

죽음, 운명, 시험, 실언 등 추상적인 위기를 더 많이 생각한다. 

이것은 내분비샘(호르몬 분비)이나 신체적 구조 변화, 사회적 요인의 변화 등에서 기인한다. 이유인 셈이다.





1. 내분비샘> 그들은 의식적으로 질풍노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호르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민감해지고 통제 불능 상태의 성적 감정을 느끼게 된다.

2. 신체적 구조변화> 이차성징/신체적 급성장이 이루어지며 신체적 자아에 대한 불안감, 긴장감이 생기며 정서적 불안정이 심해진다.

3. 사회적 요인의 변화> 사회적 가치의 변화와 자아의식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기존사회에 대한 반발심이 생기며 욕구불만을 느낀다.



청소년도 다 같은 청소년이 아니다. 크게 3가지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청소년 초기> 공상에 몰입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임

                   > 높은 자아의식을 가지며 고독에 빠짐

                   > 민감한 정서가 발달해 너무너무 세부적인 것도 인식하며 그에 불안 느낌



청소년 중기> 중학교 후반~고등학교 시기이며 초기보다 더욱 강렬해짐

                   >  직접적 표출을 억제해 자기혐오나 열등감을 느끼면서 내면적 침울이 생기고 정서의 불안정이 고조됨

                   > 여전히 높은 자아의식을 가진다. 독선적, 우울, 과시, 현실 부정, 혐오

                   > 이상주의적 사고를 하며 기존 사회와 기성세대에 부정적이며 회의적인 인식을 함

 

쉽게 말해 유토피아를 그리며, 그와 너무 다른 현세에 이해 못할 수많은 궁금증이 생기고

유토피아를 못 만든 기성세대에 회의적 인식이 생기는것이다. 

                   > 낭만적이고 화려한 인생 계획을 그리기 시작하며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가 강화됨





청소년 후기> 정서는 사회적으로 안정됨

                   >이상을 추구하지만 적응을 위해 노력, 자신을 합리적으로 통제

                   > 주관과 객관과의 결합이 이루어짐. 자기와 사회와 타협도 하고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발전시킴

                     =완성된 자아의식!



이렇듯 우리가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아도 그들은 우리가 그래왔듯 스스로 잘 성장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해줘야 하는것은 정서 표출을 무조건 억압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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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넘치는 방대한 정보를 이것저것 접하는 사람이 많아 그런분이 많이 드물어 졌지만 라떼만 해도

아이가 울면  "그만", "뚝", "울면 이거 안줄거야, 가져갈거야",등등

아이가 화내거나 싸우고 오거나 짜증내면 " 씁 어디서", "버릇없이", 다짜고짜  "나쁜행동이야"(수치심 유발) 등의 말을 주변에서 듣고 자란 사람이 많다.

내뱉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황을 장악하거나 종결하고 싶어서 혹은 규율을 가르쳐주려고 한 말일테다. 

 

그치만 저 말들은 깨우침보다는 오히려  반발심, 수치심, 자기혐오감과 민망함, 궁금증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아니 어쩌면 이미 알고있다.

저렇게 가르치려는 사람들은 대게 저런 말을 들으며 커온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고, 그들은 저런 말을 들을때 곧바로 순응하기보다는 갑자기 억압되는 환경에 억울함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아기나 사춘기의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하기에 가르쳐야하는것은 맞지만  또한 그들은 한 개체의 인간이기에 억울함과 궁금증이 생기는 가르침은 와닿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뭔가를 배웠다" 라고 할수 있는 것은 문제와 답만 외운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답을 풀 수 있겠지만 외우지않은 문제가 나오면 틀리기 십상일 것이다.

이론수업을 듣고, 앞선 지식인들의 말을 이해하고, 거기서 습득한 내용으로 문제를 '풀고' 시험을 '치르는' 것이

"배웠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들은 못 풀 문제가 없다.

 

마친가지로 우리도 아이들에게  현재 상황과 서로의 입장, 상태를 이해시키고 

지금 가르쳐 주려는게 무엇인지, 가르침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줘야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버릇없이 화내지마" 라는 가르침 보다는

확실히 아이들이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아지는 교육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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